사람과 조직의 문제를 데이터로 풀어내는 People Scientist

People Scientist | Z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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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Zoe!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레몬베이스 Professional Service Team, 줄여서 PRS팀에서 People Scientist로 일하고 있는 Zoe입니다. People Scientist라는 직무명이 조금 낯설 수 있는데요. 저는 보통 분석가와 컨설턴트 역할을 함께 하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한편으로는 고객사의 진단 데이터를 분석하는 분석가 역할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설명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라고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어떤 실행 계획이나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까지 함께 소통하는 일이에요.

Data Scientist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People Scientist는 조금 더 사람과 조직의 의사결정에 가까이 붙어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다루되, 그 데이터가 조직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고객과 함께 풀어내는 일이죠.


Q. 레몬베이스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

저는 원래 인지심리학 연구실에서 공부하다가 석사를 마쳤습니다. 그때 제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계속 연구자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배운 지식과 경험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해볼 것인가.

연구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람의 행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저와 잘 맞았어요. 다만 연구를 마친 시점에는 “그래서 이 지식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라는 갈증이 남았습니다. 지적으로는 충만했지만, 실전 활용에 대한 공허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레몬베이스에는 처음에 콘텐츠 매니저로 합류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논문을 읽고 새로운 논문을 작성하는 일과 레몬베이스가 지향하는 HR 콘텐츠와 결이 비슷했고, 글을 읽고 쓰는 일 자체도 좋아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즐겁게 하는 일의 접점에 있다고 느꼈어요. 레몬베이스가 강조하는 “구성원과 회사의 성장”이라는 키워드도 제 관심사와 잘 맞았습니다. 🌱

이후,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온 경험과 역량을 좋게 봐주셨고, People Scientist라는 직무를 제안받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석사 과정에 진학한 것도, 레몬베이스 합류를 결심한 것도, 직무를 전환한 것도 ‘사람’이라는 키워드와 그 관심을 ‘과학’이라는 방법론으로 풀어내고 싶던 제 지향과 맞닿아 있었네요. 레몬베이스에서는 이 두 가지를 실제 조직의 문제를 푸는 일로 연결하게 된 셈입니다.


Q. PRS팀과 Zoe가 맡고 있는 역할을 조금 더 소개해 주세요. 🧭

저는 Professional Service Team, PRS팀에 속해 있습니다. 사람과 조직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그 결과를 인사 의사결정, 육성 계획 수립, 구성원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팀이에요. 주로 리더십 역량 진단, 조직 진단, 구성원 다면진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고객사의 진단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로 만드는 일입니다. 리더십 진단, 조직 진단, 구성원 다면진단 등 서비스마다 정해진 분석 체계가 있고, 그 체계가 오류 없이 작동해 결과물로 완성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그 분석 결과를 고객의 언어로 전달하는 일입니다. 고객이 레몬베이스 전문가 서비스를 찾아오실 때 보통 명확한 질문 하나만 가지고 오시지는 않습니다. “우리 조직이 잘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 “리더십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 “구성원이 왜 이렇게 느끼는지 궁금하다”처럼 여러 목적과 이해관계가 중첩된 상태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이 문제를 잘게 쪼개고, 각각의 문제에 맞추어 분석 결과를 해석해드리는 일도 분석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업무입니다.

다시 말해 People Scientist의 일은 고객이 가진 모호한 문제를 잘게 쪼개는 데서 시작됩니다. 고객이 기대하는 산출물은 무엇인지, 일정과 자원의 제약은 무엇인지,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은 무엇인지 나누어 보고, 그 안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 판단합니다.


*인지심리학을 공부하며 사람의 행동을 데이터로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던 시기.


Q. Zoe의 업무는 보통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나요? 🗂️

가장 큰 특징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한다는 점입니다. 프로젝트로 일한다는 건 시작과 끝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뜻이에요. 고객마다 시작 시점에 기대하는 것과 끝에서 원하는 상태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최종 산출물을 기준으로 역산해 일을 잘게 쪼개고, 타임라인에 맞춰 하나씩 격파하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기대하는 산출물을 명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관점에서는 정해진 기한 안에 조건과 제약을 충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고요. 시작과 끝이 있는 일이다 보니, 한정된 자원 안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과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절충점을 잘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때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이미 잘 만들어진 분석 체계를 오류 없이 완수하는 일입니다. 팀 안에서는 종종 “공장을 돌린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정해진 분석 모듈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하고, 보고서를 산출하고,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입니다. 이 일에서는 효율성과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분석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기존의 규격화된 방식으로는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요구사항이 있거나,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를 다뤄야 하거나, 고객 맥락상 기존에 없던 시각화나 지표를 추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분석 방식부터 보고서에 담아낼 메시지까지 새롭게 설계해야 해요. 이러한 종류의 일을 할 때는 분석의 타당성과 인사이트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

두 유형의 일은 서로 다른 근육을 요구하기에,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이 두 가지 유형이 서로 순환하는 구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순환 구조 덕분에 효율성과 효과성의 균형을 맞추어 가며 일할 수 있지요.


Q. “공장”이라고 표현하셨지만, HR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단순 반복 업무와는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아요. 🏭

맞습니다. “공장”이라고 해서 생각 없이 찍어내는 방식으로 일할 수는 없어요. 이미 AI 성능이 많이 높아진 덕분에 정해진 체계와 AI를 잘 활용하면 초기 산출물을 꽤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나가는 인사이트는 제가 직접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이런 해석이 가능한지, 어떤 데이터에 근거한 것인지, 어떤 부분은 조심해서 봐야 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디브리프 자리에서 고객에게 분석 결과를 근거 기반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도 결국 저희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태도가 전문가 서비스의 직업윤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동화된 결과물이라도,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사람이 책임감을 가지고 살피고, 그 기저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AI를 활용할수록 오히려 “이게 진짜 맞는가?”를 계속 의심하고 확인하는 태도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Q. 좋은 결과물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저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외부 기준입니다.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 가치 있다고 느끼는가”, “고객이 진단을 통해 알고 싶었던 목적에 가까워졌는가”가 중요합니다. 어떤 고객은 필요한 수치를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고, 어떤 고객은 조직의 맥락을 해석하는 실마리를 얻는 것이 중요할 수 있어요. 결국 고객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했던 바를 달성했는지가 첫 번째 기준입니다.

두 번째는 내부 기준입니다. 지식 전문가로서 틀린 말을 하지 않았는가, 데이터로 말할 수 없는 것을 과하게 단정하지 않았는가,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되 근거보다 더 멀리 나아가지는 않았는가를 계속 봅니다.

이 균형이 어렵습니다. 너무 엄밀하면 실용성이 떨어질 수 있고, 너무 쉽게 풀어내면 데이터로 말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좋은 보고서는 고객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지식 전문가로서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외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고객과 함께 데이터를 해석하며, 조직의 맥락과 맞닿는 인사이트를 찾아가는 순간.


Q. People Scientist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3가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첫 번째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한 감내력입니다. 고객은 대개 모호하고 중첩된 문제를 들고 오시기 때문에, 그 변수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참고 버티는 것을 넘어서, 질문을 통해 문제를 구체화하고 쪼개서 풀 수 있어야 해요.

두 번째는 분석적 사고입니다. People Scientist는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 역량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 역량에 가깝습니다. 데이터를 보고, 패턴을 찾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의외로 보일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분석 결과를 전달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고객이 이해하고 실제 액션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까지가 People Scientist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반복과 신규의 순환 구조 안에서 원활하게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면, 대고객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대내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고요.

결국 분석을 잘하는 것과, 분석 결과가 고객에게 가치 있게 전달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고객의 데이터 리터러시나 조직 맥락에 따라 같은 결과도 다르게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People Scientist에게 커뮤니케이션은 있으면 좋은 역량이 아니라 필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


Q. 처음에는 어렵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일이 있나요? 🌊

앞서 언급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연구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보니, 처음에는 전문가로서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박사 학위를 마친 이후에야 비로소 커리어가 시작된다고들 많이 말하잖아요. 저는 석사 졸업 후 산업 현장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객 앞에서 제 분석과 해석을 어떻게 책임 있게 전달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관련해 기억에 남는 경험도 있는데요. PRS팀 합류 초기에 고객 미팅을 직접 리드해보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너무 두려웠지만, “이때 안 하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준비한 자료를 들고 가서 떨리는 마음에도 열심히 설명했는데, 동료들이 그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고 앞으로도 그렇게 도전해보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 미팅 전후에 충분한 격려와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것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팀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동시에 커졌습니다. 제가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필요할 때 팀이 뒤에서 받쳐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된 것이지요. 회고해보면 이러한 환경 덕분에 레몬베이스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Q. 고객과의 디브리프에서 특히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고객이 몰랐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저희의 분석 결과가 고객의 조직 맥락과 딱 맞아떨어질 때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연구에서는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HR 진단은 조금 달라요. 고객은 본인 조직의 맥락을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저희는 그 맥락을 모두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해 하나의 그림을 제시한 뒤 고객이 가진 맥락과 ‘퍼즐 맞추기’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디브리프에서 고객이 “이 결과는 우리 조직의 이런 상황과 연결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실 때가 있어요. 사전에 고객이 갖고 있던 가설 혹은 직관과 분석 결과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죠. 그때 데이터가 고객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하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최근 고객 인터뷰에서도 다룬 ‘자화전자 진단 프로젝트’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분석과 커뮤니케이션 두 측면에서 모두 고무적인 프로젝트였는데요.

먼저 조직 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리더십 진단과 조직 진단을 함께 실시하고, 성과와의 연관성까지 다룰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 몰입을 견인하는 리더십 역량은 무엇인가’, ‘특히 높은 성과를 받는 리더의 역량 특성은 무엇인가’ 등 교차 분석을 통해 인사의 중요한 주제에 대한 답을 탐색할 수 있었어요.

이 분석 결과를 받아들이고 실제 과제로 연결하려는 담당자님의 관심과 태도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조직에 대한 고민이 깊은 만큼, 저희 분석 결과를 경청하면서 조직 맥락을 적극적으로 덧붙여주셨거든요. 그렇게 분석 결과를 현재 조직 맥락과 연결하는 대화가 이어졌고, 담당자님과 CEO를 포함해 조직 내부에서도 “must-have 인사이트”를 드린 사례로 평가해주셨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HR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CEO와 담당자의 관심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다시 느꼈습니다. 진단은 하지 않아도 당장 조직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검진을 하지 않아도 내일은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조직이 더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미리 살피고 이해하려는 리더의 장기적 관심이 중요합니다. 그런 관심이 있을 때 데이터는 훨씬 더 큰 힘을 갖게 됩니다.


Q. 정말 멋지네요. 최근 레몬베이스에서는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Zoe는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AI를 빼고 일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이터 정제, 전처리, 시각화, 보고서 생성부터 고객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 위한 탐색적 분석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 AI가 들어와 있습니다.

다만 업무 유형에 따라 활용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반복적이고 규격화된 업무에서는 AI를 활용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입니다. 고객의 조건과 제약을 입력하면 1차 산출물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보고서 PPT의 텍스트를 자동 치환하거나, 축적된 이력과 기준을 바탕으로 초기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새로운 분석을 시도할 때는 제가 계획과 제약을 세우고, AI가 구현을 돕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저는 계산 로직이나 오류 가능성, 결과물의 품질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요. 구현에 드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오히려 앞단의 계획과 뒷단의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코딩으로 계산 로직을 구현하거나 시각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면, 이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어디까지 자동화할 것인가”, “이 결과가 정말 타당한가”,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반복되는 일을 줄이고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중.


Q.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Zoe만의 팁이 있나요? 🧑‍🏫

저는 AI를 똑똑한 과외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똑똑하긴 한데, 방향성을 주지 않으면 엉뚱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친구죠. 사람에게 설명할 때도 중언부언하면 잘 못 알아듣잖아요. AI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명확하게 쪼개서 지시하려고 합니다.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어떤 제약을 지켜야 하는지 알려줘야 해요. AI가 알아서 좋은 결과를 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제가 의사결정의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AI를 활용할수록 전문성이 덜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느낍니다. 기준이 있어야 AI에게 일을 맡길 수 있고, 결과가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Q. PRS팀 차원에서 AI가 잘 쓰인 사례도 궁금합니다. ⚙️

PRS팀은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기에 팀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프로젝트 딜리버리에 집중해야 해서, 반복적인 업무를 들여다볼 시간이 줄어들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프로젝트 운영 자동화입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드라이브 폴더를 만들고, Notion 노트를 만들고, 일정 관리 시트와 프로젝트 SSOT(Single Source of Truth)를 정리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일일이 손으로 하던 일이 많았는데요.

이제는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필요한 자산이 자동으로 맞추어 생성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협의된 일정과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각 프로젝트별로 ID가 생성되고, 드라이브 폴더와 Notion 페이지가 만들어지며, 추후 보고서 작업에 필요한 정보가 자동 기입됩니다. 이후 프로젝트가 실제 진행 단계에 들어서면, 킥오프 시 실시하는 진단 종류, 필요한 산출물의 종류, CEO 보고나 리더 디브리프 여부 같은 세부 옵션에 따라 필요한 섹션만 포함된 Notion 페이지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여러 곳에 흩어진 프로젝트 현황 공지나 종료 후 마무리도 간단한 커맨드로 처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끝낼 때까지 손으로 하던 일을 줄인 셈입니다.

최근에는 자동화 개선 요청 자체도 자동화했습니다. 이런 자동화 프로세스를 쓰다 보면 “이건 좀 불편한데”라는 이야기가 Slack 스레드에 남는데, 예전에는 누군가 그 이야기를 코드 수정 요청으로 옮기고, 특히 개발이 익숙하지 않은 크루는 코딩이 가능한 크루가 수정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기 쉬웠어요. 이제는 스레드에 이모지를 하나 찍으면, AI 에이전트가 밤사이 대화와 코드를 함께 읽고 수정안을 만들어둡니다. 아침에는 “이렇게 고쳐봤어요”라는 링크가 슬랙으로 오고, 가능한 사람이 확인하고 반영하는 방식으로 자동화를 빠르게 우리 팀에 맞추어 개선하는 통로를 뚫어둔 것이지요. 🚀


Q. 앞으로 이 역할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단기적으로는 팀이 AI와 자동화를 더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 반복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실제 고객 가치와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동화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자동화는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People Scientist라는 역할이 더 분명한 전문성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람과 조직의 문제는 여전히 어렵고, 대부분 모호합니다. 하지만 그 모호함을 잘게 쪼개어 구체화하고, 데이터로 살피고, 고객의 언어로 다시 풀어낼 수 있다면 조직의 의사결정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즐기는 편이라, 무엇이 되었든 앞으로도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싶어요. 연구할 때 통계와 R도 필요해서 배웠고, Python도, Cursor도, Claude Code도 필요하면 배워서 사용해왔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도구가 나오면 일단 써보고 부딪혀볼 것 같습니다. 다만 동시에, AI에게 명확한 기준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느린 훈련도 계속해야 하겠지만요.


Q.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

오늘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해 온 선택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사람과 과학에 대해 이야기했잖아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 관심을 과학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배웠고, 이후 레몬베이스에서는 그것을 실제 조직의 문제를 푸는 일로 연결하게 된 것이죠. 바쁘게 일하다 보면 가끔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일이 제 가치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네요.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