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베이스 데이터팀의 역할과 리드의 비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레몬베이스 추가영(Content & Communications Lead)이 묻고, 장윤제(Data Team Lead, Greg)가 답했습니다.
- 피플사이언티스트, 데이터엔지니어로 구성된 데이터팀은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 데이터팀이 피플사이언스 그룹에 소속돼 있는 장점은 무엇인지
- HR 데이터를 다룬 경험이 데이터엔지니어의 커리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시다면 가볍게 읽어보세요.
안녕하세요 Greg, 우선 커리어를 중심으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레몬베이스 데이터팀 리드 Greg
커리어는 BaaS(서비스형 백엔드; Backend as a Service)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개발자, 디자이너 등 메이커가 아닌 첫번째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제품기획, 마케팅, 전략수립 등 개발 외 모든 일을 했고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과 해외 진출을 돕는 정부 프로그램에 운좋게 선정되어 동료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액셀러레이팅을 반 년 정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이후 엔씨소프트에서 데이터분석가로 일하며 유저 데이터와 사내 데이터를 두루 다뤘고요.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로 참여한 뒤 레몬베이스에 People Scientist로 합류했습니다.
Greg이 레몬베이스에 합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커리어 전환이나 이직 등 변화의 계기를 되짚어봤을 때, 그때마다 부족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선택이 이뤄졌더라고요. 레몬베이스에선 그간 커리어의 각 지점에서 갈증을 느꼈던 요소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부여받고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커리어를 시작한 스타트업에서는 저에게 조직에서 체계적으로 일해본 경험과 전문성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일하는 체계를 배우고 전문성을 쌓기 위해 엔씨소프트에 데이터분석가로 입사해 유저 이탈을 주로 분석했습니다. ‘게임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마이닝 경진 대회’를 주최해 출제, 채점, 심사 등의 역할을 모두 맡아서 수행하기도 했고요. 이 과정을 통해 제가 백지에서 일을 만들어내고, 또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을 즐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네요.
이후 게임 데이터가 아니라, 사내에 쌓이는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보는 팀이 신설되어 이 팀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게임이라는 가상 현실에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선 ‘내가 무엇에 기여했다’는 생생한 감각을 느끼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출퇴근 시간, 휴가 사용 등 근무 패턴에 따른 3개월내 퇴사 가능성 예측, 구내식당 수량 분석과 같은 사내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달랐어요. 직장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패턴을 데이터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고, 이러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눈에 보였어요. 다만 이때 부족한 것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분석 결과를 공유하는 권한이었어요. 그래서 더 큰 권한을 얻기 위해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했는데 ‘일하는 사람’에 대한 철학이 달라 다시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 무렵 레몬베이스를 알게 되어 People Scientist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이후 데이터팀을 빌딩하고 리딩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데이터팀 리드의 역할을 Greg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데이터팀 리드의 역할을 데이터팀의 역할과 리더의 역할로 나눠서 정의해보겠습니다. 데이터팀의 역할 역시 둘로 나눌 수 있는데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역할과 내부 고객, 즉 레몬베이스 크루(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할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레몬베이스의 데이터팀은 고객사의 인사 담당자가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예로 들자면,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통 채널 및 방식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는 조직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찾고 있어요. 레몬베이스 제품에서의 1:1 미팅 대상과 빈도, 메신저(슬랙)의 발신자와 수신자 관계에서의 소통 빈도, 캘린더 상에서의 미팅 참여자, 빈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통이 끊기거나 원활하지 않은 지점을 파악할 수 있는지, 소통에서 소외된 구성원의 퇴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레몬베이스 크루들이 업무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데이터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데이터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1) 데이터를 추출하고 가공하는 툴에 대한 접근이 쉬워야 하고 (2) 데이터 활용 및 분석 결과를 업무에 활용했을 때의 가치를 이해하고 (3)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데이터 접근과 데이터 분석 결과의 이해, 실제 적용 등 세 단계에서 모두 데이터팀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비전문가인) 레몬베이스 크루들이 업무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데이터팀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올해는 BI(Business Intelligence) 도입과, 이를 위한 데이터 마트(Data Mart)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백화점의 예시를 들어볼게요. 백화점에는 여러 매장이 있고, 매장별로 다양한 상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나름의 규칙에 따라 정돈되어 있지요. 매장별로 고객이 찾기 쉽게 상품을 배치하듯, 데이터 마트 혹은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를 구축하는 것은 데이터를 찾기 쉽게 정리정돈하는 일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에는 어떤 매장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또는 특정 제품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를 검색할 수 있는 ‘안내 키오스크’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검색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데이터 옵저버빌리티(Data Observability)’입니다.
백화점의 매장별로 주력 상품이 눈에 띌 수 있게 디스플레이에 신경을 쓰죠. 의류 매장을 예로 들자면, 마네킹의 착장을 보면서 고객들은 그 옷을 자신이 입었을 때를 쉽게 떠올릴 수 있어요. 집에 있는 옷들과, 또는 좀전에 보았던 다른 매장의 옷과의 조합을 상상할 수도 있고요. 매장에서 예시로 제시한 마네킹의 착장이 ‘대시보드’이고, 내가 이미 갖고 있는 옷 혹은 다른 매장의 옷과의 조합을 가능케 하는 가상의 피팅룸이 BI 도구입니다.
파편화된 구독 데이터를 묶어서 월 매출 등 비즈니스 지표에 따라 집계할 수 있도록 진열(마트화)하는 작업의 개념도.
그렇다면, 데이터팀에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리더의 역할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몸값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몸값을 높여주는 것을 달리 표현하면, 첫째는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갖추도록 하는 것과 둘째는 회사에 필요한 과제를 발굴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텐데요.
첫째,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새로운 도구, 인프라를 스스로 도입해볼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구나 인프라에 대해 직접 리서치하고 트러블 슈팅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를 데이터 파이프라인 관리 및 협업 플랫폼으로 도입했고, 카탈로깅 툴인 데이터허브(Datahub)와 BI 도구인 슈퍼셋(Superset)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 채택 후 활용하고 있어요.
둘째, 회사의 데이터 분석 니즈를 미리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데이터팀 리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별로 사용 로그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이러한 비전이 실현된 예시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각 제품을 만드는 목적 조직(스쿼드)의 구체적인 요청사항이 전달되기 전이라도, 제품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활용을 권유하는 일종의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는 데이터브릭스 화면 캡처. 주말 동안 오류가 발생했던 내역을 알 수 있다.
데이터팀은 People Science 그룹에 소속돼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 구조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HR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도출된 결론이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직관에 비추어봐도 타당한지를 답할 수 있는 전문가와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데이터 분석 기술에만 매몰되지 않고 현실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 기술과 활용처, 활용 가치에 대한 이해의 삼박자를 모두 갖출 수 있습니다. 또, 문제 정의부터 해석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가진 크루들로 구성된 그룹 안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러한 조직 구조의 장점이라고 덧붙이고 싶네요.
*People Science 그룹은 유수의 기업 HR 부서에서의 실무 및 컨설팅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유용했던 HR 분야 전문가의 피드백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질문을 받고, 1:1 미팅의 상황별・목적별로 적절한 추천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어젠다를 수집하고 이를 분류했던 작업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어젠다를 분류하기 위해 ‘토픽모델링’을 진행했고 이 결과를 놓고 실제 1:1 미팅이 필요한 상황과 목적을 잘 나타내는 주제별로 어젠다가 분류되었는지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던 경험인데요. 이를 통해 기술적으로 타당한 방법에 그치지 않고, 1:1 미팅이 필요한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젠다의 주제를 구분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할 수 있었어요. 1:1 미팅이 이뤄지는 현실을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거쳤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어젠다를 분류해 제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HR 데이터를 다룸으로써 다른 기업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요?
HR 데이터는 민감정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다루는 프로토콜과 내외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민감정보나 개인정보를 다루는 여러 분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강점이 되겠지요. 또,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실생활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뽑을 수 있는 데이터를 다루는 것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경험을 쌓아감으로써 단련할 수 있는 근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Greg의 또다른 직함인 ‘People Scientist’의 역할은 무엇이고, People Scientist와 데이터팀에서 같이 일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People Scientist는 ‘사람(People) 문제에 대한 정량적인 해결책(Science)을 제시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 특히 일하는 사람이 모인 조직이 겪고 있는 문제를 정의한 뒤 데이터 분석을(연구를) 거쳐 해결책(지식)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People Scientist가 리더로 있는 데이터팀에서 일하는 장점은, 무엇보다 문제부터 정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함으로써,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과 산업에 대한 적응력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데이터팀이 지금까지 창출한 성과 중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세 가지만 꼽아볼 수 있을까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직접 기여한 업무 성과와, 이러한 업무 수행의 결과로 지식을 축적한 성과를 함께 꼽아볼 수 있겠네요. 우선, 다면평가 결과 분석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사의 역량 다면평가 결과를 분석해 평가 대상자들의 자기객관화 수준, 중요 역량을 식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 및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다면평가 가이드북’의 분석(See) 파트에서 다면평가의 척도, 신뢰도, 비교 분석의 유의점 등을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지식 콘텐츠를 작성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서베이 응답을 분석해 주제 및 감정을 식별하는 마이크로 서비스를 개발해 제품에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레몬베이스에서 데이터팀의 리드이자, People Scientist로서 Greg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앞으로도 정성적으로, 감에 의존해 답을 구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정량적 접근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나아가 불변의 법칙이나 개념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고요. 거창하게 말하면, 팀 회의 적정 인원(8명)을 제안한 ‘피자 두 판의 법칙’이나 공식적인 조직을 만들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나누는 관리가 필요 없는 인력 규모의 상한선(150명)을 제시한 ‘던바의 숫자’를 찾는 것이지요. 레몬베이스에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편적인 성과관리 제도를 찾으려는 시도를 담은 ‘Lemonbase Yearly Report’를 작성하고 발행한 일이 이러한 목표를 향한 기초를 다지는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레몬베이스는 ‘회사와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Greg이 생각하는 ‘건강한 성장’은 무엇인가요? Greg은 지금 레몬베이스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나요?
‘건강한 성장’은 ‘성장’이란 말이 내포하고 있듯이, 고정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하는 외부 환경과 상황에서도 건강과 행복이라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역설적이게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에서 미는 힘으로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뒤로 밀려오면 다시 밀어야 하는 그네처럼 반복(iteration)적으로 움직여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되는데요. 이때 작용하는 척력은 피드백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방식이 공격적으로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좀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제안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배움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성장했다가도 제자리로 돌아오면 다시 피드백을 받고 움직이게 되겠고요. 레몬베이스에 합류한 이후로 이렇게 피드백을 토대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면서 건강하게 또 균형있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커리어 전환이나 이직 등 변화의 계기마다 부족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선택이 이뤄졌더라고요.” 데이터팀의 리드인 Greg이 얼마나 성장에 진심인지가 인터뷰 내내 전해졌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성장의 모습을 앞뒤로 왔다갔다 움직이는 그네에 비유한 것이 특히 진한 잔상을 남겼는데요. 그네가 앞으로 가고 있는지, 뒤로 가고 있는지 오롯이 감각하며 일하고 싶다면 레몬베이스 데이터팀에 얼른 올라타세요.
(끝)
레몬베이스에서 Greg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